홍콩항셍 선물 지수 월봉 차트 |
홍콩 H지수 리스크와 국내 은행
홍콩 ELS란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로 구성된 홍콩H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을 말합니다. 홍콩 ELS는 약 3년 전 은행권에서 판매한 금융 상품으로 만기 시 H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65~70%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한 만큼 원금 손실을 보는 위험한 파생상품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주식 시장도 엉망진창이지만 중화권 시장은 더 엉망입니다. 중국 내수 경제 둔화와 미·중 분쟁 등으로 H지수는 현재 5,127.24 포인트로 지난 3년 동안 절반 이하로 폭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홍콩 ELS 가입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입을 예정입니다. 만기가 먼저 돌아온 일부 ELS 가입자는 확정 손실률이 무려 56.1%에 달한다고 합니다. 주식 투자만 해도 이 정도 손실률을 보긴 어려운데, ELS 자체가 고위험 상품이기에 이토록 처참한 수익률을 보여준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상반기 만기액 10조 2,000억원!
문제는 2024년 상반기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10조 2,000억원에 달하는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3년 11월 기준 홍콩H지수 ELS 상품은 무려 19조 3,000억원 규모로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 국내 은행권은 무려 15조 9,000억원이나 판매했습니다. 현재 연일 저가를 갱신하고 있는 홍콩, 중화권 주식 시장을 볼 때 당장 희망 찬 말을 하긴 어렵습니다. 현재 상태대로 쭉 이어져 손실률 60% 수준이라면 국내 메이저 은행권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원금 손실 규모는 2024년 상반기에만 무려 5~6조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금융 사고라 불려도 무방해 보입니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중화권 주식 시장의 성장과 4% 이상 이자를 받을 수 있는 ELS'를 강조하며 엄청나게 판매했습니다.
반복되는 파생형 금융상품 사고(KIKO, DLF, ELS)
이번 홍콩H지수 ELS 사태는 2020년 DLF(파생결합펀드)가 떠오릅니다. 당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DLF를 국내 은행권에서 팔았었습니다. 기초 자산인 독일 10년물 금리가 특정 금리 수준 보다 높으면 수익, 낮으면 손실 나는 구조로 역시나 위험한 파생형 상품입니다. 당시 DLF에 투자하여 엄청난 손실을 보며 원금의 15%만 돌려받은 투자자들은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불완전판매를 받아들이며 손실액의 60% 배상 판결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송 등이 엄청나게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4% 가량의 이자 받으려다 원금의 50% 이상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민감한 경우라 계속 이슈가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KIKO, DLF, ELS 등 창구에서 은행원도 상품 구조 및 리스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금융상품은 아예 가입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파생형 구조 상품들은 수수료도 높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피해를 입은 ELS 투자자들의 손실이 많이 회복되길 바랍니다.